애니메이션 같은 가벼운 이야기? 아니, 인생을 버티는 법
애니메이션처럼 가볍고 유쾌한 이야기를 기대했다면, 이 책은 예상과 다를지도 모른다.
『매일을 헤엄치는 법』은 물 위에서 살아남는 법보다, 삶의 바닥에서 다시 떠오르는 법에 관한 이야기다.
저자 이연은 퇴사, 이별, 가난까지 삼중고를 겪으며 가장 어두운 시절을 통과했다.
숨이 턱턱 막히던 그 시기, 그녀는 수영을 배우며 '헤엄치는 법'을 터득했다.
책을 펼치면 초반부터 다소 무거운 분위기가 흐른다. 누군가는 글이 너무 우울하다 할 수 있다. 하지만 이 책은 우울의 기록이 아니라, 성장통에 관한 기록이었다.
성장통, 우울이 아니라 배움의 시간
“숨이 찰 때는 산소가 필요한 게 아니에요.
이산화탄소가 몸에 많아서 그래요. 도리어 내뱉어야 해요.”
<매일을 헤엄치는 법> 중-
책 속의 이 구절은 숨 막히는 순간들이 떠오르게 했다.
뭔가 부족해서가 아니라, 내 안에 쌓인 것들이 너무 많아서 숨이 가빴던 건 아닐까?
이연은 그걸 덜어내며 다시 숨 쉬는 법을 배웠다. 그리고 몸부림치며 '헤엄치는 법'을 터득했다.
책장을 넘기며, 나도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. 자책과 후회, 불안과 초조함.
잘하고 있다고 믿었는데도 방향을 잃은 것 같았던 순간들. 그 모든 게 이연의 이야기와 겹쳐지면서, 조금은 안심이 됐다.
그녀는 그 시절을 바보 같다고 하지 않았다. 오히려 지나고 보니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.
바닥을 딛고 다시 떠오르는 힘
“제게도 바보 같은 시절이 있었어요.
그런데 지나보니 그 시절이 하나도 바보 같지 않더군요.”
<매일을 헤엄치는 법> 중에서
이연은 자신이 겪었던 고난을 '성장의 시간'으로 포장했다. 결과론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른다.
하지만 그 과정을 지나오지 않았다면 지금의 그녀도 없었을 것이다.
책 뒷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.
“바닥을 딛고 다시 떠오르는 힘을 길러준 가장 어둡고 가장 찬란했던 1년의 기록.”
<매일을 헤엄치는 법> 중에서
이 문장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. 바닥이었기에 배울 수 있었던 것들이 소중했다는 그녀의 고백. 책을 덮고 나니, 나도 같은 생각이 들었다.
'지금 나의 흔들림도 결국 성장의 한 과정일지 모른다.'
헤엄치는 법을 배우는 중
이연은 수영에서 삶을 배웠다.
숨이 막히면 깊게 들이마시려 애쓰지 말고, 먼저 내뱉으라고 했다. 살면서 쌓인 불안과 초조함, 미련과 후회들. 그걸 덜어내야 더 가볍게 떠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.
어쩌면 우리는 모두 매일을 힘겹게 헤엄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.
나의 밑줄
- “숨이 찰 때는 산소가 필요한 게 아니에요. 이산화탄소를 내뱉어야 해요.”
- “연필은 쉽게 번지고 지워진다. 지우개를 쓸 수 있다는 건 틀려도 된다는 뜻 아닐까?”
- “앞으로는 질문하는 생애의 답변 같은 하루들을 살아갈 셈이다.”
'이 책은 우울해서 덮는 책이 아니라, 우울할 때 펼쳐야 할 책이다.'
헤엄치는 법을 잊었을 때, 다시 물 위로 떠오를 수 있게 도와주는 작은 구명조끼 같은 책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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